4.12.2018

봄이왔어



여전히 너의 향기가 풍기는 노래를 들으면, 솔솔 나는 너의 생각. 너와 버스에서 하나의 이어폰으로 노래를 듣던 순간. 달이 이쁜날 산책을 했던 어여쁜 밤. 난 너랑 이어폰을 듣는 순간이 참 싫었는데. 난 세상 가득 음악이 꽉 채우는걸 좋아하니까. 그리고 그때 너의 플레이리스트의 음악들은 내 취향은 아니였거든. 그래서 너가 항상 봄이면 노래를 불렀던 재즈 페스티벌, 인디 페스티벌은 나에게는 썩 내키지 않았어. 근데 이젠 너가 사랑했던 노래, 그와 비슷한 향기의 노래를 들으면 니 생각에 마음이 소란해진다.


난 여전히 떠나간 이들을 마음 깊숙히 품고 살아. 그래도 세상에 좀더 머물다보니 떠나보냄에 익숙해지긴 하더라. 익숙해진건지 떠나보냄에 딸려오는 감정소비가 귀찮아진건지. 쨋든 이런것들은 편하다가도 굉장히 씁쓸해져. 마음이 아파


나는 나이를 먹는거, 어른스러워지는건 세상에 익숙해지는거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으론 두렵고 어수선한것들이 줄어들고, 부정적으로는 떨림과 설렘이 줄어드는거. 만남과 헤어짐에 익숙해지고, 가슴 두근거리던 거리에서의 걸음이 익숙해지고, 눈물에 익숙해지고, 입사와 퇴사에 익숙해지고, 외로움에 익숙해지고, 포기에 익숙해져. 꿈과 낭만을 갈아먹어. 그래도 우리는 사랑을 사랑하자.


좋아하는 사람이랑 이번달 제주도를 가기로 했다. 별이든 달이든 혹 그 무엇도 없는 밤바다를 바라봐야지 다짐했다. 몇일 전부터 그 순간 표현이 서툰 나를 도와줄 노래를 찾고 있었는데, 기억 저편 귀담아듣던 노래가 우연히 흘러 나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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