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2014

겨울 아침



나는 사실 사람에겐 큰 관심이 없다. 닿을수 없는 거리에 사람에게 로망을 가지는 것 보단,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느끼는 편이다. 그래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의 작가라던가 좋아하는 영화의 감독이라던가 좋아하는 가수 등을 만나면 너무 좋아서 설렌다기보단 나의 작은 눈길이 그 사람의 일상을 방해할까봐 걱정스럽다. 

생활신조가 있다면 너무 좋아하는 것을 만들 되 너무 싫어하는 것은 만들지 말기. 싫어하는 것들이 다시 좋아지는 모습이 어찌나 줏대 없어보이던지. 그래서 그냥 싫어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줄여가기로 했다. 싫어하지 않는 대신 무관심이라는 무시무시한 대책을 마련했지만. 쨋든 이번에도 다시 다짐하게 된 이유는 어떤이에게 별로라고, 싫다고 표현했던 이들이 하나둘씩 보고싶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줏대없는 여자같으니라고.

컴퓨터가 생긴 책상은 항상 뭔가가 가득가득하다. 컴퓨터 뒤에 있는 물건들을 당연하게 등한시했고. 그 중하나가 달력이다. 문득 창문을 닫다가 사월에서 멈춰있는 달력을 보며 나도 모르게 풋. 하고 웃음을 흘리게 되었다. 사월에 뭔가를 정리하다가 문득 멈춰있는 달력을 보며 사월으로 넘겼겟지. 이번에도 문득 달력을 십일월로 넘겨봤다. 이렇게 성큼 시간이 흐른다. 아 벌써 스물두리라니.


한참동안 드라마를 못보겠었는데, 이번 미생을 꼬박 꼬박 챙겨본다. 낮2시부터 센치해진 내마음 어떻게하지.

누군가와 대화할때 그 사람이 굉장히 사랑하는 존재라면, 그 사람과의 대화를 위해 에너지를 저축하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100에 90은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세욥. 그 노력을 알아보지 못하는 주변이들 때문에 속상하다면, 나를 위해 테라스에 앉아주고, 10분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나를 위해 멍하니 기다려주고, 인생의 몇시간을 오로지 나와 보내는 이들에게 감사함도 느껴보고. 생각해보면 인생 별거 없다. 불만불평이 많고, 행복하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만병통치약은 감사함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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