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6.2015

좋아해


커피 한잔을 타와서 영화를 보려고 켯지만, 심심한 손탓에 새로산 노트에 끄적 끄적거리다가 예전같지 않는 필기실력에 다시 블로그를 킨다. 하고싶은 말이 산더미인데 그게 다 적혀질진 모르겠다. 이젠 글씨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어른이됐나 싶다.


,얼마 전 좋아하는 언니를 만났다. 어린시절 언니, 오빠라는 말이 입에붙지 않아서 언니, 오빠들에게 야야 거리며 말을 놓거나, 아예 존대를 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근데 대학교를 몇년 다니다보니 언니, 오빠라는 말이 입에 붙어버렸다. 그래서 말을 놓고 지내던 사람들에게 가끔 나도 모르게 언니, 오빠 라는 말이 튀어나와버린다. 민망하다. 하이튼 그런 언니같은 야를 만났다. 한 해에 한번정도 만나는 인연이지만 워낙 오랜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 애틋하고 소중하다. 어린시절부터 사내아이들처럼 지내온 터라, 속얘기를 잘안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많은 옛얘기와 속얘기를 했다. 그동안에 힘들었던 일들, 속상했던 일들을 털어내주는데, 나는 흔한 위로도 해주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던것 같다. 머리와 가슴속에는 하고싶은 말들이 끊임없이 떠오르는데 이 뭉텅이들을 차마 목구멍으로 내뱉었다간 눈물이 날꺼같았다. 그래서 결국 헤어지는 순간까지도 하고싶은 말은 해주지 못했다. 그게 몇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꾸 내 발목을 잡는다.

,위에 글 쓰다가 또 쓰려고했던거 까먹었다.

,요즘 행운이라는게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저번 글에도 한번 끄적였었는데. 위에 언니도 내가 어린시절 만난 소중한 행운이다. 병이있는건지, 남들도 이렇게 사는건지 나는 어린시절이 분명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몇몇 순간들만 별빛들처럼 기억속에서 아른거릴뿐 그외에 순간들은 쓸데없다고 생각한건지 머리속에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그 별빛같은 순간들로 내 어린시절은 기억된다. 내 어린시절을 기억하게 만들어준 몇안되는 행운들중 한명이다. 그리고 또 다른 행운은 아프지 않고 건강한거. 주변에서 자꾸 폐가 아프다. 심장이 아프다. 이런 얘기들이 종종 들린다. 나는 요즘 스쿼트 때문에 무릎빼곤 잘 아프지 않는데,. 건강한 몸을 가진것도 행운이다. 그리고 어린시절부터 서울로 나돌아다니면서 눈을 트인거. 행운이다. 지금의 내 꿈이나 감각을 가지게 해준 행운. 그땐 어떤 옷을 입어야되는지 몰라서 복잡한 거리로 나가 사람들의 옷을 구경하고 감상하곤 했는데 그게 지금의 나를 이뤄준것 같다. 어린시절 작은 호기심이였는데, 지금은 그게 전부가 됐다. 또 고등학교를 간것. 중졸에 그친 동네 얘들을 만나면서 느꼇다. 엄청난 행운이다. 또 고등학교를 가서 수학선생님을 만난것. 싫어했던 걸 좋아하게 된 순간이였다. 일본에서 사시다가 오신 선생님이 였는데 덕분에 일본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바뀌었다. 떠올리니까 뵙고 싶다. 뵈러가야지. 또 남들과 같은 고삼생활을 해왔던 것. 내 인생 처음으로 뭔가를 열심히 해본 순간이다. 지금까지도 이때보다 열심히 지내온 일년은 없다. 무사히 잘 보내온것도 행운이지만, 고삼생활이 끝나고 나보다 더 독하게 고삼을 지내온 사람들의 흔적을 본것 또한 행운이다. 내 노력이 최곤지만 알았다. 근데 더 독한 남의 노력의 흔적을 보니 후회가 남는달까. 아 그리고 블로그를 시작한것도 행운이다. 또 대학교를 가서 좋은 사람들을 만난것, 그리고 대학교에 와서도 내 꿈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내곁에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 행운이다. 마법처럼 행운이 이렇게 연결되어 있다는게 신기하고 감사하다. 좋은사람들을 곁에 둔 덕에 좋은 선택을 할수있었고, 좋은 사람이 될수 있었다.


,짧은 글읽는걸 좋아한다. 가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는 순간. 지하철에서건 버스에서건. 핸드폰을 꺼내들어 그 동안 저장해둔 짧은 글들을 읽곤 한다. 물론 새로운 글읽는게 더 좋고 새롭게 느껴지지만. 데이터가 얼마 없어서. 그럼 가끔 가슴을 쿵하니 때리는 글들이 있다. 최근엔 이거.

어울릴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막역한 친구들을 찾을때가 있었는데, 나는 아무도 찾지 못했다.
그러니까 내가 정말 혼자라고 느낀 것은 가장 혼자 있고 싶지 않았던 때였다.
그런데 내가 혼자 되는게 더 낫고, 자신의 문제를 내게 말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더 좋다는 결정을 내리는 바로 그 순간, 이전에 한번도 본적이 없는 사람들이 내 뒤를 쫓으면서 내가 듣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한 이야기를 내게 털어놓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마음속에서 고독한 사람이 되는 순간, <추종>이라고 부를만한 어떤 일이 내게 온것이었다.
무언가를 소망하기를 멈추는 순간 당신은 그것을 갖게 된다.
나는 이 명제가 절대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앤디워홀

무언가 가장 간절한 만큼,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내 모습을 보여줄수가 없었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아직 그 순간들을 냉정하게 볼 수도, 자신도 없다.
그냥 그 순간에 내가 너무 나 답지 않아서 부끄러운거. 그거밖엔 볼수없다.
그렇다고 다시 되돌아가는 걸 원하는건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 아쉽거나 후회스러운 순간들이 생기면, 되돌아가고 싶어하기보단
맘껏 아파하고, 맘껏 후회하고 시간이 흐른뒤에 그게 머리속에 각인되
더 좋은 사람이 되길 원한다.
날 처음으로 심하게 아프게 해준 사람덕에 생긴 버릇같은 거다.
그 사람덕에 더 나은 사람이 된것 같다. 쌩큐


,요즘 빨간색이 너무 좋다. 빨간색과 검은색의 조합이 너무 좋아. 빨간색 캠프캡에 검은색 미니멀한 트렌치코트 입고 싶다. 끼약. 빨간신발도 좋아. 생각만으로도 설레. 미쳣나바


,그동안 수없이 약속을 정하고, 한없이 사람들을 만나왔다. 쉬어야 겠다는 날들도 결국엔 동네 친구들과 카페를 가서 수다를 떨고. 진짜 한없다. 이젠 정말 학교로 돌아가고싶다. 이번주는 나만의 시간들로 가득 채워야지. 내일은 책한권을 빌려서 이곳 저곳 돌아다닐 예정이다. 그래도 주말은 답답할테니 친구와 함께 보내야지. 이제 다시 영화보러. 오늘은 잠은 다잔듯 싶다. 해뜨면 동네좀 돌다가 나갈준비 해야겠다. 요세 다시 먹성이 좋아져서, 좋아진만큼 운동해야됨 헛둘 헛둘. 굿밤이야. 좋은 꿈 꾸고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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