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2017

어쩌면 나에게서 평생을 떠나버린 사람이며 어쩌면 평생을 곁에 머물 사람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하던 중, 평소같았으면 금세 피곤한 두눈을 붙혔을텐데 오늘은 새롭게 만들어둔 음악목록을 들으며 창문밖을 바라봤다. 아직은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이년전 쯤의 나를 떠올르게 해줬다. 재작년 여름쯤 아버지의 차를 타고 등교했을때 쯤. 나는 푸르른 나무들의 모습을 보며 괜시리 행복해지곤 했다. 파란 브로콜리 같았던 숲들. 그리고 이년 정도 후의 지금. 시간이 매정히도 참 쏜살같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이 쏜살같은 시간을 이전처럼 정신놓고 내버려두었다가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 시간속에 다 떠내려버릴꺼 같았다. 내가 아무리 휘적거리고, 허우적거려도 흘러가버릴껀 흘러가버린다는걸 안다. 그래도 좀더 분명하게 마주하고 싶다. 순간의 순간을 좀더 분명하게 마주하고 싶다.

나에게 참 많은 당신들. 영영 못볼지도 모르고, 영영 볼지도 모르는. 최악 속의 최선을 찾는 나의 생각들은 나를 위한 나의 위로인가 싶다. 그런거 같다.

사랑 할수 있는 것들을 사랑할수 있는 만큼 끝없이 사랑할것. 사랑할수 있음에 감사함을 알것. 그럼에도 떠나가버린다면, 그럼에도 아쉬워하고 후회를하되 다시 되돌리진 말것. 그리고 그 후회들은 또 다시 내곁에 남은 사람들에게 사랑으로 쏟을 것. 사랑 중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이 든다면, 오늘은 이만 사랑하고 내일 다시 사랑할 것. 또 사랑하고 또 사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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